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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월플라워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by 심바밤바 2022. 8. 8.

월플라워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이미지 출처 : google

어떻게 보게 된 것인지 잘은 기억이 나지 않은 영화다. 아마도 그 당시에 힘든 일이 많아서 미친 사람처럼 운동을 많이 했었고 일주일에 7번 운동을 한 일요일 저녁이었던 것 같다. 몸이 굉장히 피곤했던 상황에 저녁을 대충 먹고 오래된 노트북으로 이 영화를 틀었었다. 술을 엄청 먹은 상태도 아니었는데 엉엉 울면서 보고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때의 월요일에 컨디션이 정말 좋았었다. 아직도 힘들면 꺼내보는 내 힐링 영화다.

 

헤르미온느가 나온다고 하길래 그냥 쳐다보기만 했던 영화였었다.

출연자들 중에 엠마왓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누군지도 모르겠고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포스터도 별로 매력적이지 못했다. 에즈라 밀러의 얼굴과 이름을 몇 번 들어봤을 뿐 잔잔해 보이는 영화를 보고 싶은 열정도 없었었다. 그러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았던 건지 뭐에 홀린 것처럼 다운을 받았었고 ( 심지어 그 당시에는 ott의 개념도 없어서 네이버에서 돈 주고 구매했었던 것 같다. ) 너무 힘들었던 20대의 어느 날 일요일 저녁에 틀었었다. 온 가족이 할머니 집에 가셨던 건지 집에 나 혼자 뿐이었고 고양이들 밥을 주고 저녁 식사한 것들 다 치우고 보다 지루하면 스르륵 잠들 생각으로 침대에서 보기 시작한 영화는 아직까지도 내 힐링 영화 순위 상위권에 드는 영화가 되었다. 잔잔하고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던 영화는 초반부터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잔잔함이 나중엔 굉장히 세게 다가와서 휴지로 코까지 풀면서 보았었다. (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보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 

 

샘, 찰리, 패트릭은 요즘은 어떻게 지낼까?

찰리는 마음의 상처때문에 스스로의 세상에 갇혀서 지내느라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친구 하나 못 사귀고 방황하는 남자 아이다. 그런 찰리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기는데 그게 바로 샘과 패트릭 이복남매이다. 이들은 찰리와 다르게 남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아이들로 찰리가 갇혀있는 세상에서 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그러나 찰리의 트라우마는 쉽게 이겨내 지지 않는 것들이고 패트릭의 상황까지 겹치면서 이들은 방황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행복한 성장 영화답게 거창하진 않아도 사랑스럽게 힘든 시기를 지나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마지막 장면이 차를 탄 세 명이서 소리를 지르면서 난리 치는 장면인데 나는 그 장면이 또 보고 싶어서 영화를 또 봤던 적도 있다. 속이 개운해지고 탁 트이는 해방감이 느껴진달까. 이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그 장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안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젊은 시절 힘든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작품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딱 건강한 청춘 힐링 물 같았다.

 

검색하다가 알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이 영화 또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새삼 외국에선 책을 원작으로 작품 참 많이 만드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찰리 역의 로건 러먼이 영화 나비효과에서 에쉬튼 커쳐의 아역이었다는 사실이다! 괜히 에쉬튼 커쳐랑 조금 닮은 느낌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알게 된 사실은 제목인 월플라워가 파티에서 파트너가 없어서 춤을 추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라는 것이다. ( 물론 검색하면 꽃 무라는 뜻도 있긴 하다!) 

 

샘, 찰리, 패트릭 세명은 여전히 잘 지내고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트라우마라는 게 지우개로 지우듯이 한 번에 지울 수 있는 게 아닐 테지만 조금씩은 덜 아파하며 지내길 바라본다. 샘은 똑똑이니까 무슨 일 할지 궁금하다. 뭐하면서 지낼까? 살다 보면 스르륵 멀어졌다가도 다시 만나면 반갑게 맞이해주면서 찰리를 안아줄 것 같다. 패트릭은 건강하겠지? 찰리랑 가족이니까 그래도 자주 만나면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으면서 밥 잘 먹고 지내길 바란다. 오지랖인 것 같지만 세명이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건강하게 많이 웃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어떻게 맨날 행복할까 싶어서 이들이 맨날 행복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이라고 즐겁고 행복한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기를 바란다. 나는 여전히 가끔씩 이 영화를 꺼내볼 예정 인다. 일 년에 1번 이상은 반복해서 보는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질리지 않고 같은 장면에서 또 운다. 나는 꽤나 자주 다운되는 편이라 그럴 때마다 해결방안을 여러 개 구비해두고 있는데 나한테 월플라워는 그럴 때마다 꺼내보는 영화이자 나의 해결책 중에 하나이다. 나의 소중한 주인공들이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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